
포토샵을 복제한 오픈소스가 남긴 경고, 코드는 이제 해자가 아닙니다
• 핵심: 포토샵을 Rust로 다시 구현한 오픈소스가 등장하며 40년 된 재구현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 맥락: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은 명세가 되고, 명세가 되는 것은 다시 만들어집니다
• 관점: 남는 해자는 책임·데이터·신뢰·물리, 그리고 결과를 보증하는 사업입니다
지난달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웠던 저장소는 포토샵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 프로젝트였습니다. 2026년 9월 말 공개된 PhotoCraft는 순수 Rust로 작성된 오픈소스 이미지 편집기입니다 [1]. 지금은 GitHub 스타 6만 개를 넘겼고, 포크도 1만 개를 넘었습니다 [1]. 10월 초에는 에릭 레이먼드가 "어도비는 방금 폭격당했습니다"라고 썼고, 투자자 나발은 "모델이 소프트웨어의 마지막 해자"라고 받아쳤습니다 [2]. 그런데 완성도는 아직입니다. 로드맵을 근거로 한 추정에서 기능 동등성은 절반을 밑돕니다 [3]. 절반도 안 되는 복제본이 왜 이만한 화제가 됐을까요. 답은 완성도가 아니라 비용입니다.
스타 6만 개가 몰린 오픈소스, 무슨 일이 있었나
PhotoCraft는 ArtCraft 팀이 만든 "Craft" 제품군의 하나입니다. 벡터, 영상, 사진 관리, PDF를 다루는 자매 프로젝트도 같은 방식으로 공개됐습니다 [1]. Rust는 메모리 실수를 줄이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속도가 빠르고, 같은 코드를 맥과 윈도, 리눅스에서 함께 돌리기 좋습니다. PhotoCraft는 그 언어로 처음부터 썼고, 세 운영체제에서 네이티브로 돌며 브라우저에서도 실행됩니다 [1]. PSD 파서는 어도비가 공개한 파일 명세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실제 포토샵 파일 모음으로 테스트하고, 어도비가 합성한 결과와 픽셀을 대조했습니다 [1]. 눈에 띄는 대목은 자동화입니다. 모든 메뉴와 도구가 500개가 넘는 명령 목록으로 연결돼 있어, 화면 조작과 명령줄, AI 에이전트가 같은 명령을 호출합니다 [1]. MCP는 AI 에이전트가 외부 프로그램을 조작하도록 잇는 표준 규격입니다. PhotoCraft는 MCP 서버까지 열어둬서, AI에게 편집 자체를 맡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뒀습니다 [1].
논쟁도 붙었습니다. 레이먼드는 디컴파일로 명세를 뽑아 LLM에게 구현을 시켰을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2]. 근거는 없었습니다. 저장소 문서는 독점 코드와 셰이더, 자산 없이 공개 명세와 관찰된 동작만으로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고, 커뮤니티 노트도 이 차이를 짚었습니다 [1].
어도비는 방금 폭격당했습니다. 클로즈드 소스는 죽었습니다, 죽었습니다, 죽었습니다.
에릭 S. 레이먼드, X 게시물 (2026년 10월 6일) [2]
격차도 분명합니다. 선택 피사체 분리, 콘텐츠 인식 채우기, 복구 도구가 아직 없고 생성형 기능은 의도적으로 넣지 않았습니다. 어도비 플러그인 형식은 실행되지 않습니다 [3]. 그래서 전문 리터처가 작업 도구를 갈아탈 물건은 아닙니다 [3]. 지금 이 프로젝트가 증명하는 건 완성본이 아니라 도달 거리입니다.
40년 만에 무너진 재구현 비용
재구현에는 오래된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클린룸입니다. 원본 코드를 본 사람과 새로 짜는 사람을 벽으로 갈라놓는 방식입니다 [2]. 1984년 피닉스 테크놀로지스가 IBM PC의 바이오스를 복제할 때는 분리된 두 팀과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2]. 그 벽은 40년 동안 자금이 넉넉한 기업만 넘을 수 있는 높이였습니다. 올해는 풍경이 다릅니다. 올해 3월 소스맵 실수로 공개된 코드를 두고, 한 개발자는 에이전트 하나에겐 동작 명세를 정리시키고 원본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른 에이전트에겐 Rust 구현을 맡겼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작하는 복제본이 나왔습니다 [2]. 계산 비용이 무너지는데 구현 비용만 남을 이유가 없습니다. 토큰값이 아니라 과제값이 내려간다, AI 비용 하락곡선 해설에서 짚은 AI 가격 하락도 같은 방향의 신호입니다.
법은 대부분의 재구현을 막지 않습니다. 1992년 미국 법원은 호환을 위한 역설계를 공정 이용으로 봤고, 2021년 구글 대 오라클 판결은 API 재구현을 허용했습니다. 유럽 사법재판소도 프로그램의 기능과 파일 형식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 남은 위험은 특허와 상표, 그리고 학습 과정에 원본이 들어갔는지 여부입니다 [2]. 요점은 이렇습니다. 관찰할 수 있는 동작은 명세가 되고, 명세가 되는 것은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2].
조용히 새는 다섯 방어선
포토샵이 버티는 힘은 기능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성벽을 감싼 다섯 겹의 물길, 그러니까 해자였습니다. 그 다섯 겹이 동시에 새고 있습니다.
| 방어선 | 어떤 힘이었나 | 왜 약해졌나 |
|---|---|---|
| 기능 | 갖춘 기능의 수가 곧 경쟁력 | 메뉴 트리 전체를 자동 대조하는 빌드 작업 등장 |
| 익숙한 조작 | 손에 익은 단축키와 패널 | 근육 기억도 관찰과 명세의 대상이 됨 |
| 독점 파일 형식 | PSD가 사용자를 묶어 둔 자물쇠 | 왕복 변환 주장과 명세 문서화 비용 하락 |
| 통합 | 남들이 붙지 못하는 연결 | "하기 어려운 일"은 AI가 지우는 영역 |
| 좌석 과금 | 사람 수로 받는 구독료 | 에이전트가 일을 대신하면 좌석이 줄어듦 |

기능부터 봅니다. PhotoCraft에는 포토샵 메뉴 트리 전체를 순회하며 자체 명령 목록과 대조하는 빌드 작업이 있습니다 [2]. 기능 동등성을 사람이 아니라 자동 점검이 관리하는 셈입니다. 조작은 더 흥미롭습니다. 저장소의 홍보 문구는 "포토샵을 알면 PhotoCraft도 압니다"입니다 [1]. 30년 넘게 쌓인 손버릇이 복제 쪽의 무기가 됐습니다. 파일 형식은 어도비가 오래 쥐고 있던 자물쇠입니다. PhotoCraft는 실제 PSD를 열고, 편집하고, 다시 저장합니다. 시험 파일 309개 가운데 307개에서 결과를 유지한다고 밝힙니다 [1]. 자물쇠를 맞춘 열쇠가 공개된 겁니다. 통합은 다른 결입니다. 콰이어트 캐피털의 마이클 블로흐는 방어력을 "하기 어려운 것"과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갈랐습니다 [4]. 통합은 앞쪽에 속합니다. 그런데 앞쪽은 AI가 지우는 영역입니다 [4]. 분기 단위로 걸리던 연결 작업이 반나절 거리로 줄었다는 관찰도 있습니다 [2]. 마지막은 요금 구조입니다. 2월,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플러그인이 나온 날 톰슨 로이터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8% 빠졌습니다. 사상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2]. 4월에는 아틀라시안 주가가 연초 대비 50% 넘게 밀렸습니다 [2]. 에이전트가 사람 일을 대신하면 사람 수로 받는 요금부터 흔들립니다.
해자는 어디로 이동했나
복제되지 않는 네 가지
해자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옮겨간 자리가 있습니다. 하나는 책임입니다. 원문 저자는 은행을 상대로 신원 확인 서비스를 팔며 이걸 배웠다고 씁니다. 은행이 산 건 코드가 아니라 규제 당국 앞에서 의지할 상대였습니다 [2]. 면허와 감사, 보증, 보험은 공개 명세로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2]. 또 하나는 운영이 계속 만들어 내는 데이터입니다. 정적인 데이터는 긁어모아 흉내 낼 수 있지만, 농장의 나무 수십억 그루를 여러 계절에 걸쳐 그루마다 추적하는 데이터는 실물 운영 없이는 못 만듭니다 [2]. 고객이 멈추면 데이터 가치도 즉시 멈춥니다 [2]. 신뢰와 유통도 남습니다. 에이전트는 대기업 보안 심사를 통과시키지도, 구매 담당자의 경력을 걸고 서명하지도 못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강한 건 이미 고객사 건물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2]. 마지막은 물리 세계입니다. 창고와 배관 설비, 차량은 복사 명령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OMERS 벤처스는 올해 전망에서 자본이 로보틱스와 에너지, 인프라로 이동한다고 봤습니다 [2].
서버와 모델은 마지막 해자가 아니다
그럼 서버 뒤에 숨은 모델은 다를까요. 나발은 모델이 마지막 해자라고 봤지만, 원문 저자는 아니라고 답합니다 [2]. 워프는 터미널 도구를 오픈소스로 열고 클라우드 제품만 닫아 뒀습니다. 어도비도 생성형 기능을 자사 서버에서 돌리고 크레딧으로 과금합니다 [2]. 로직을 서버에 두는 선택은 합리적이지만, 비밀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2]. 공개 가중치 모델은 최첨단을 수년이 아니라 몇 달 차로 따라붙습니다. 증류(큰 모델의 답으로 작은 모델을 다시 가르치는 기법)라는 압력이 이어지는 한, 모델 자체를 마지막 방어선으로 세우기 어렵습니다 [2]. 포토샵 플러그인을 못 돌리는 생태계 격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 플러그인 20개부터 에이전트가 옮겨오면, 방어선은 바깥쪽부터 얇아집니다 [2].
결과에 책임지는 사업만 복리로 쌓인다
해자가 이동한다면 새 자리는 어디일까요. 원문이 꼽는 답은 결과에 책임지는 사업입니다 [2]. 도구를 파는 대신 결과를 팔고, 약속에 못 미치면 공급자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는 작업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데이터 루프가 돌고, 법적 책임 자체가 방어선이 되고, 고객이 교체하고 싶지 않은 공급자가 됩니다 [2]. 도구는 주말이면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약속은 매달 지켜야 합니다 [2]. 인수 시장도 같은 방향입니다. SaaS 매각 자문을 하는 아이나르 볼셋은 일부 사모펀드가 AI에 강한 해자 하나 없으면 검토 목록에 올리지도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5]. 그가 꼽은 다섯 가지는 하드웨어 결합, 양면 네트워크 효과, 대화 기록이 쌓이는 관계형 시스템, 폐쇄 루프를 도는 독점 데이터, 운영 전환 비용입니다 [5]. 이 목록에 좋은 코드는 없습니다 [5].
어도비는 왜 실적을 이기고도 30% 빠졌나
어도비의 9월 분기 실적은 좋았습니다. 매출 67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늘었고, 연간 반복 매출은 275억 달러, AI 관련 연간 매출은 6억 5천만 달러를 넘어 150% 이상 성장했습니다 [2]. 연간 전망도 올려 잡았습니다 [2]. 그런데 주가는 연초 대비 30%가량 내렸고 골드만삭스는 매도 의견을 냈습니다. 12월에는 새 CEO가 취임합니다 [2]. 시장은 지난 분기가 아니라 다음 10년을 가격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2]. 가장 먼저 새는 층은 월 20~60달러를 기능과 익숙함, PSD 호환성에 내는 개인 창작자와 작은 팀입니다 [2]. 세 방어선이 겹쳐 약해지는 구간에 캔바와 AI 도구, 무료 복제본이 동시에 밀려듭니다 [2]. 기업 고객은 다른 이유로 값을 치르는 층입니다. 조달 절차의 단순함, 생성 결과물에 대한 면책, 라이선스가 깨끗한 학습 데이터, 규제 준수, 지원이 그 이유입니다 [2]. 김프는 1990년대부터 있었지만 포토샵의 자리를 흔들지 못했습니다. 전문가의 작업 시간이 마지막 10%의 완성도에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2]. AI는 그 마지막 구간의 격차를 줄이고 있지만, 하룻밤에 없애지는 못합니다 [2]. 그래서 어도비의 숙제는 코드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값을 서버로 옮기는 일이 됩니다. 브랜드 자산에 맞춘 모델, 협업과 자산 관리처럼 공개 명세로 재구현할 수 없는 값이 남습니다 [2].
왜 알아두면 좋은가
이 소식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사정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매달 내는 구독료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설명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내가 돈 내는 제품에서 화면에 드러나는 가치는 몇 퍼센트일까요. 그 비중이 높다면, 그 제품은 이번 흐름의 영향을 먼저 받는 쪽입니다.
- 화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은 이미 명세가 되고 있습니다 [2].
- 법은 대부분의 재구현을 허용해 왔고, 남은 방어선은 책임과 데이터, 신뢰, 물리입니다 [2].
- 고객의 지갑은 코드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상대를 향합니다 [2].
- 한 줄 정리: 코드의 값은 0으로 내려가고, 약속을 지키며 쌓는 신뢰의 값은 올라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포토샵을 다시 만든 오픈소스, 진짜 쓸 만한가요?
전문 작업 도구로 갈아타기엔 아직 이릅니다. 로드맵을 근거로 한 추정에서 기능 동등성은 절반을 밑돌고, 선택 피사체 분리나 콘텐츠 인식 채우기 같은 기능이 빠져 있습니다. 반대로 스타 6만 개와 1만 포크는 "쓸 만해질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대기 수요로 읽힙니다. 그 숫자가 이 뉴스의 진짜 신호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기능은 이제 다 복제되나요?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은 사실상 전부 재구현 대상이 됐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메뉴와 단축키, 작업 순서, 파일 형식은 동작을 보며 기록할 수 있고, 기록된 명세는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예외는 화면 밖에 있는 것들입니다. 면허나 보증, 신뢰처럼 코드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이 남습니다.
포토샵 기능은 몇 퍼센트까지 따라잡은 건가요?
공개된 추정으로는 50% 미만입니다. 외부 보도는 전문가용 일상 작업 가능성을 25~35% 수준으로 봤고, 생성형 기능은 의도적으로 0%입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것은 이 비율이 몇 달 단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하게 다시 만드는 건 불법 아닌가요?
기능을 다시 만드는 것 자체는 불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판결은 호환을 위한 역설계와 API 재구현을 폭넓게 허용해 왔습니다. 다만 특허 침해나 학습 데이터 오염 여부는 소송에서 다퉈질 수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PhotoCraft가 어디까지 왔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GitHub 공개 저장소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드맵과 이슈 목록을 보면 어떤 기능이 아직 없는지 그대로 드러나고, 설치 파일도 릴리스 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내 파일을 열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확인 방법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1] PhotoCraft 공개 저장소 (https://github.com/storytold/photocraft)
- [2] Your Moat Is Dead. Anyone Can Rebuild Your Product. (https://www.techfounderstack.com/p/your-moat-is-dead-anyone-can-rebuild)
- [3] PhotoCraft's Rust Rewrite Takes Aim at Photoshop's Core (https://www.webpronews.com/photocrafts-rust-rewrite-takes-aim-at-photoshops-core)
- [4] VCs Rethink Startup Moats As AI Compresses Time To Build (https://www.forbes.com/sites/josipamajic/2026/03/31/vcs-rethink-startup-moats-as-ai-compresses-time-to-build/)
- [5] The 5 A.I. Moats Acquirers Value Most (https://www.startupsfortherestofus.com/episodes/episode-836-the-5-a-i-moats-acquirers-value-m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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